카테고리 없음

세렌디피티? (카타르 도하 야경)

망고스틴. 2022. 9. 3. 11:57

1. 세렌디피티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이 단어의 뜻은 뜻밖의 행운이라는 뜻이다. 나는 최근 출장 여정 중에 이런 세렌디피티를 경험한 순간이 있다



2. 나는 비행기 좌석을 창가 쪽보다는 복도 쪽 좌석을 선호한다. 가뜩이나 답답한 기내 좌석에서 복도 좌석이 그나마 개방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화장실을 갈 때나 잠시 자리를 뜰 때에도 옆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비행 중에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은 아니지만, 언제든지 화장실을 갈 수 있다는 복도 쪽 좌석의 환경은 심적으로 나를 편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3. 아무튼 장거리 비행이든 단거리 비행이든 나는 복도 자리를 선호하는데, 이번 출장 중에 창가 쪽 자리에 배정된 적이 있다. 키프로스에서 이집트로 넘어가는 일정이었다. 키프로스에서는 이집트로 가는 직항이 없어 중간에 카타르 도하에서 환승을 해야 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이집트 카이로로 가는 3시간 반짜리 비행에 창가 좌석이 배정된 것이다.



4.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았지만, 뭐 어쩌겠는가. 그냥 좀만 참고 버티자는 생각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저녁 8시쯤 이륙하는 야간 비행이었다. 잦은 비행으로 피곤한 상태라 눈을 감고 잠이나 자려 했다. 그러다 이륙 후 무심코 창문 밖을 봤는데, 잉? 이게 뭐지?



5. 창문 밖으로 비친 광경은 카타르 도하의 도심 야경이었다. 그것도 정말 환상적인 야경 뷰였다. 높은 빌딩들과 주변 불빛들이 마치 상해를 떠오르게 하면서, 상해보다 더 부자 부자 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역시 오일머니 파워인가. 사막 한가운데에 이렇게 화려하게 도심을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도하는 잘 몰랐지만, 내가 본 야경이 왠지 고층 빌딩들이 모인 중심 상업 지구인 듯했다.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에 맞춰서 지어진 축구 경기장도 중간 중간 보이는 듯했다.



6. 피곤한 기색은 싹 사라지고, 나는 핸드폰으로 연신 야경 사진과 영상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물론 사진과 영상은 내 눈으로 보는 것만 못했다. 그래도 무언가 좋은 것을 보게 되면 계속 사진을 찍어대는 습관때문에 핸드폰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계속 우와우와 했던 것 같다.



7. 이런 걸 보면, 인생은 가끔 예상치 못한 행운, 세렌디피티의 연속인 것 같다. 맨날 복도 좌석만 선호하던 내가 창가 자리를 우연히 앉게 되어 카타르 도하 야경을 보게 될 줄이야. 세렌디피티였다. 이번 비행에도 복도 좌석에 앉았으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친 여행 중에 받은 뜻밖의 행운으로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8. 아래는 비행기에서 찍은 카타르 도하 야경 사진.

해안가에 가까운 카타르 도하 빌딩 야경
도하 중심부를 지나서 가는 비행기 뭔가 지구본이 느껴지는 느낌
사막 한가운데에 도로가 있고 가로등이 쭉 켜진 게 인상적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인 듯 싶어서 찍은 사진.
사막 한가운데에 도로가 쭉쭉 나 있는 게 신기함
세상은 넓다

끝.



#카타르 #도하 #카타르도하 #카타르여행 #카타르야경 #도하야경 #중동여행 #중동출장 #카타르월드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