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닭고기 회사 하림이 어떻게 일하는지 궁금해?_브랜드파워를 높이는 마케팅 수업 (오응서)

망고스틴. 2021. 5. 16. 11:55

1. 저자 & 내용 _ 하림 마케팅실 업무 매뉴얼

<브랜드파워를 높이는 마케팅 수업>의 저자는 하림 마케팅실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책의 내용도 하림에서의 근무했던 저자의 경험과 하림이 속해 있는 소비재, 특히 식품산업 중심으로 기술되어 있다. 전반적인 마케팅에 관한 내용보다는 하림의 마케팅실이 어떤 업무와 매뉴얼을 갖고 일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2. 아쉬운 점 _ 케이스 없는 마케팅 서적?

마케팅, 브랜딩 관련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사례들이 부족하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들에 비해 근거로 뒷받침할 수 있는 사례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사례 언급이 없는 마케팅 서적도 처음인 것 같다) "~해야 한다"라는 식의 주장 이후, 왜 이런 식으로 해야 하는지 근거를 보충했으면 독자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편했을 것 같다.


책 구절 코멘트
P102. 하림의 신제품 개발 Flow Chart

하림의 신제품 개발 Flow chart

Idea 제안은 전 부서에서 이뤄지고, 마케팅 부서가 개발 관련 업무를 전반적으로 리드한다. 해당 Flow chart만 보면 신제품 개발 과정이 생각보다 간단해 보인다. 하지만 각 단계 별로 수많은 절차와 업무가 있다고 생각하면, 신제품 개발에 수많은 input이 들어갈 것이다. (이렇게 해서 잘되면 다행이긴 하지만, 잘 안되면..)

​ 상품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후 전사적인 input이 들어가는 것을 고려한다면, 상품성 검토 단계에서 마케팅 부서가 얼마나 잘해줘야 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될 놈과 안될 놈을 잘 고르기.

© myleon, 출처 Unsplash

P142. "구매 요인과 만족 요인"
- 소비자들에게 어떤 제품의 컨셉을 조사했는데 “좋습니다” “꼭 구매하겠습니다”라는 긍정적인 대답이 나왔다고 치자. 그렇다고 정말 소비자들이 그 제품이 나왔을 때 관심 있게 보고 구매할까? 실제로는 제품 출시 후 이런 긍정적 제품의 매출이 오히려 부진한 경우도 적지 않다. (중략)

​ 한편 이런 결과가 왜 나오는지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는 사실 설명하기 어려운 다양한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바로 “구매 요인과 만족 요인”이다. 즉 어떤 제품에 만족하는 것은 “만족 요인”을 갖추었다는 의미고, 소비자들도 설문조사에서는 만족스럽다고 답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이 직접적으로 ‘구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 jainath, 출처 Unsplash

  요구르트 예를 들어 보자. 이 제품이 유익하다는 점을 강조하면 그것을 구매하는 엄마는 그 제품 자체에 대해서는 만족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맛이 없어서 그 제품을 안 먹는다면 어떨까? 몸에 유익한 것 자체에는 만족하지만 맛 때문에 다시 구매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조사를 맹신할 수 없는 이유. 만족 요인과 구매 요인. 소비자들이 만족해하는 것이 반드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다르다는 내용이 공감이 됐다.

최근 의료장비를 제조하는 우리 회사에서도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 반응을 보고 있는데, '신기하다'라는 반응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신기하다'(만족 요인)라는 반응이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구매 요인)도 한몫하는 것 같다.

© maximus_bruckus, 출처 Unsplash

수천억을 들여 시장조사를 했던 코카콜라의 'New Coke' 사례도 생각났다. 코카콜라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수 천억 원을 들여서 New Coke에 대한 시장조사를 수행했다.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은 코카콜라는 당당하게 New Coke를 출시했다. 하지만 New Coke가 실제로 출시된 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결국 소비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은 코카콜라는 New Coke를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신제품 개발 시 '만족요인' 뿐만 아니라 '구매 요인'도 반드시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것 같다.

P179.
<시장조사 항목>
- 제품과 용역에 대한 조사: 포장방법, 디자인, 품질, 셀링 포인트와 컨셉의 유효성, 소비 형태 등
- 마케팅에 대한 조사: 프로모션의 효과성, 시장규모, 시장 잠재 가능성 등
- 소비자 조사: 타겟 분석 및 적정성, 타겟효과적 접근 가능성, 구매 방식/경로, 구매주기, 구매량, 구매(경계) 능력 구매자와 실사용자 등
- 경쟁자 조사: 경쟁자의 판매 전략, 제품의 경쟁적 지위, 시장점유율, 다른 회사의 신제품 평가, 유통 전략 등
- 목적 시장의 상거래에 대한 조사: 유통형태 및 마진 구조, 시장 진입 가능성 등
- 일반 경제에 대한 조사

전통적인 대기업은 시장조사 시 여러 요인들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모든 항목들이 동일한 비중으로 중요한지는 의문이 든다. 시장조사 항목의 단순 나열보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항목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 시 해당 항목들이 활용되는 방식이 서술되어 있었다면 내용이 더 좋았을 것 같다.



정리
닭고기 회사 하림을 중심으로 식품 산업의 마케팅 부서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 다만 저자가 주장하는 마케팅의 방향이나 철학을 서포트해 줄 수 있는 사례들을 좀 더 담았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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