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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에서 사무실이 그리워진 경험 (카카오 오피스 출근제 전환 기사를 읽고)

망고스틴. 2024. 4. 2. 09:25


카카오 재택근무 폐지 기사를 보고 든 생각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319456?sid=105

[단독] 개발자도 재택근무 끝…카카오 전면출근제 전환

카카오(035720)에서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던 조직들도 내달부터 전면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된다. 정신아 대표 내정자가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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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오늘 4월 1일 자부터 모든 재택근무를 폐지하고 오피스 중심 근무로 전환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보자마자 든 생각은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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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친구 말을 들어보니, 웬만한 테크 회사들은 이미 다 재택근무를 줄이고 사무실 근무로 돌아간다고 했다. 이렇게 재택근무 트렌드는 또 가고, 다시 오피스 중심으로 돌아가는 흐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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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도 전 세계적으로는 재택근무 트렌드는 계속되고, 강화되고 있다. 한국만 유독 재택근무 비율이 낮다고 한다.

https://m.yna.co.kr/view/AKR20231205162900003

"재택근무 폐지·적은 재택근무 일수로 서울 오피스 수요 견고"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국내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재택근무 폐지나 축소에 나선 데다 우리나라의 주당 평균 재택근무 일수가 전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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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됐든 국내에서 오피스로 돌아가는 흐름과는 다르게 나는 회사에서, 정확하게는 내가 있는 팀에서는 주 1회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었다. 올해부터 시작했다. 다만 요일은 수요일로 고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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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된 사정이 있지만, 3개월 정도 주 1회 재택근무를 하고 나서 내가 느끼는 재택근무의 장. 단점은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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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의 장점은 아래와 같다. 역시 훌륭한 장점들이다.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날 수 있다. 일어나면 출근이다.

- 원할 때 일을 시작하고, 원할 때 마무리할 수 있다. 물론 미팅이 있으면 원격으로 참여를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마무리 가능하다. 그러면 일찍 마무리한다는 경우만 생각하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사무실 출근보다 더 늦게까지도 한다. 왜냐하면 집 가고, 씻고 그런 시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사무실에서 퇴근 시간을 넘겨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직원들이 퇴근하면서 “퇴근 왜 안 하냐”라는 말을 인사치레로 건네는데, 나는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늦게까지 한다고 추가 수당도 없는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라고 해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힘 빠지는 멘트를 재택근무에서는 듣지 않아도 된다.

- 카페에서 일을 할 수 있다. 지루한 사무실보다는 새로운 공간에서 일을 한다는 기분 좋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새로운 생각과 좋은 아이디어들이 의외로 많이 떠오른다. 사무실에서는 절대 생각 안 나는 부분.

- 그리고 다른 사람이 방해하는 경우가 없으므로 생산성이 의외로 꽤 올라가기도 한다. 어쩔 때는 사무실에서 3시간이 걸리던 업무를 1시간에 처리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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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은 이렇고, 단점들은 아래와 같다.

-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된다. 잘못하면 한도 끊도 없이 늘어진다. 기존 루틴을 잃어버릴 수 있다.

- 우리 집은 애초에 업무용으로 인테리어가 설계되지 않았다. 따라서 업무를 하기 부족한 물리적 환경이다. 업무를 할만한 다른 공간을 찾아 집 밖을 나서게 된다.

- 사무실에서 당연하게 누리던 게 재택근무에서는 없으니까 생각보다 되게 크게 느껴진다. 단순히 커피, 물, 휴지, 물티슈, 사무용품 같은 이런 것들뿐만 아니라 인프라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만약 집 밖 카페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사무실에서 고려하지 않아도 될 사항들을 고민하게 된다. 가령 책상, 와이파이, 미팅룸, 1인실, 화장실 같은 것들이다. 심지어는 공기, 습도, 사람들 소음 정도까지 거슬린다. 어떤 카페는 와이파이 신호도 좋고, 소음 정도도 좋은데, 화장실이 구린다거나, 어떤 카페는 화장실도 좋고 다 좋은데 전기 플러그를 쓸 수 있는 자리가 한정적이거나.. 항상 이런 식이다. 확실하게 느꼈다. 카페는 사무실이 아니다.

- 사람들이랑 대면의 기회가 작아 교류 기회가 약하다. 재택근무가 1주일에 한 번이라서 큰 영향은 없지만, 만약 빈도가 더 잦다면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조금 별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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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점 중에서 사무실의 인프라를 너무 크게 느꼈다. 그래서 재택근무 요일이 돌아올 때마다 “내일은 어디에서 일하지?”라는 이상한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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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종종 여자친구의 사무실이 있는 공유 오피스의 개방공간에 가서 일을 하곤 했는데, 이걸 몇 번 하다 보니까 사무실에 출근하는 거랑 뭐가 다른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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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택근무도 엄연히 근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어디서 일하든지 성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과만 나면 어디서 뭘 하든지 누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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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대다수 사람들은 사무실 근무하다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쉬어가는 느낌처럼 받아들이는 것 같다. 성과가 나기 어려운 마인드다. 그렇다면 한국은 역시 오피스 근무가 답인 걸까? 카카오는 오피스 근무로 전환을 했다. 이번 변화를 통해 바뀌게 될 카카오와 이후 성과를 보면 조금이나마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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