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대흥역으로 놀러 온다.
퇴근 후 같이 저녁을 먹자고 한다.
어떤 식당을 가야 할까..
무엇을 대접해야 할까..
알쏭달쏭한 친구의 취향을 맞추기는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 생긴 새로운 식당을 가보기로 한다.
정든그릇.
이 때까지만 해도 덮밥집인 줄 알고 갔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느낌이 물씬 드는 가게
우드톤의 인테리어가 매우 매우 깔끔했고,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혼밥러들을 위한 일자 테이블 좌석도 있다.
전반적으로 매우 깔끔한 가게 분위기
메인 메뉴인 듯한 정든 카츠.
등심카츠, 치킨카츠, 멘츠카츠(?)
세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모듬카츠라고 한다.
친구는 정든 카츠를 시켰고,
나는 규동같이 생긴
소고기 덮밥을 시켰다.
밥이 싫은 사람들을 위해
면 요리도 있다.
메뉴를 보고 나니 전문 덮밥집은 아니었다.
이곳저곳 수요를 맞추기 위한
새로운 가게의 열정이 느껴졌다.
우삼겹이 올라간 소고기 덮밥.
담담하게 올라가 있는 수란이 매력적이다.
'어서 날 터트려서 비벼 먹어줘!'
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노른자를 터뜨려 우삼겹과 맛있게 비벼 먹었다.
왜 규동이 아닌 소고기 덮밥이라 했을까..
느낌은 소불고기 덮밥보다
규동 느낌에 가까운데,
가게 사장님이 한글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규동이란 단어를 미처 떠올리지 못한 걸까..?
...
그러기에는 메인메뉴인
정든 카츠라는 일본식 네이밍이 너무 강력했다.
친구가 시킨 정든 카츠.
종류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고,
친구가 열심히 썰어 놓으면
나는 그것을 집어먹는 재미가 있었다.
옛말 중에 이런 말이 있지 않나?
식당에서 친구와의 우정을 확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돈까스를 시킨 친구가 당신에게
돈까스를 자발적으로 나눠주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말은 있지 않다.
대흥역에서 혼밥하기 좋은 식당
정든 그릇
나는 이곳에서 오늘 친구와 돈까스를
나눠먹으며 우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
https://stockinus.tistory.com/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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